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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끝나면 가장 먼저 하게 된 디지털 정리 습관
밤늦게 작업을 마치면 저장 버튼만 누르고 그대로 컴퓨터를 끄는 날이 많았습니다. '내일 다시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이상하게 다음날이면 파일부터 찾고 있더라고요.
그림을 완성했으면 끝났다고 생각했고, 블로그 글을 발행했으면 그날 할 일도 끝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며칠 뒤 다시 파일을 찾으려는데 어디에 저장했는지 기억이 안 나기도 하고, 같은 이미지를 두 번 만들어 놓은 적도 있었거든요.
파일 이름도 비슷해서 하나씩 열어보다가 결국 처음부터 다시 작업한 날도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는 작업이 끝났다고 바로 자리를 뜨지 않게 됐습니다. 오히려 마지막 10분 정도를 정리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처음엔 정리보다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고, PNG 파일을 만들고, 블로그 대표이미지를 수정하다 보면 하루에도 파일이 꽤 많이 생깁니다. 작업에 집중할 때는 잘 몰랐는데 어느 날 다운로드 폴더를 열어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비슷한 이름의 파일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거든요.
'나중에 정리하면 되겠지.' 항상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나중이라는 날은 잘 오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작업은 계속 생기는데 예전 파일은 그대로 남아 있더라고요.
그날도 대표이미지 하나만 수정하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파일 이름이 너무 비슷해서 한참을 열었다 닫았다 했습니다. 그 순간 '이건 작업 문제가 아니라 정리 문제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가장 힘들었던 건 정리가 아니라 찾는 일이었습니다. 분명 어제 저장한 파일인데 어디에 있는지 기억이 안 나서 검색만 몇 분씩 하던 날도 있었습니다. 파일은 그대로 있는데 시간을 잃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같은 순서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특별한 규칙을 만든 건 아닙니다. 몇 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항상 같은 순서로 움직이고 있더라고요.
저장하고, 오늘 만든 파일만 폴더에 옮기고, 테스트하면서 저장했던 이미지들은 그 자리에서 바로 삭제합니다. 예전에는 '혹시 나중에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모두 남겨뒀는데 다시 열어본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 과정을 마치고 나면 이상하게 다음 작업을 시작할 때 마음이 조금 가벼워집니다. 컴퓨터는 그대로인데 작업 공간만 정리됐을 뿐이라 그런지 시작하는 기분이 꽤 달라지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작업을 오래 할수록 그림 실력보다 이런 작은 습관이 더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새로운 기능을 배우는 데 더 관심이 많았다면, 요즘은 같은 작업을 조금 덜 헤매는 방법을 더 자주 생각하게 됐습니다.
정리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파일을 정리하는 시간이 조금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작업은 이미 끝났는데 굳이 폴더를 열어서 이름을 바꾸고, 필요 없는 파일을 지우는 일이 귀찮았거든요.
가끔은 '오늘은 그냥 끄고 내일 하지 뭐.' 하고 컴퓨터를 종료한 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다음날이 되면 어제 만든 파일을 찾는 것부터 시간이 걸렸습니다. 수정본인지 최종본인지 헷갈려 같은 파일을 몇 번씩 열어보기도 했습니다.
한 번은 대표이미지를 거의 다 완성해 놓고 예전 파일을 잘못 열어서 다시 수정한 적도 있었습니다. 작업보다 파일을 찾는 시간이 더 길어졌던 그날 이후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요즘은 저장보다 마무리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요즘은 저장 버튼을 누르는 걸 작업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때부터가 마무리라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완성된 파일은 작업 폴더로 옮기고, 중간에 테스트했던 이미지들은 바로 정리합니다. 블로그에 사용할 대표이미지도 한 번 더 확인하고, 아이패드와 컴퓨터에 같은 파일이 중복으로 남아 있지는 않은지도 가볍게 살펴봅니다.
특별한 규칙을 만든 건 아닌데 이런 순서가 어느새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덕분에 다음날 작업을 시작할 때 어제 했던 일을 다시 떠올리는 시간이 훨씬 줄었습니다.
파일을 정리하면서 마음도 함께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조금 의외였던 건 파일만 정리되는 게 아니라 제 마음도 함께 정리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바탕화면이 어수선하면 괜히 다음 작업도 정신없이 시작하는 날이 많았는데, 필요한 파일만 남겨두고 나면 다시 시작하기가 훨씬 편했습니다.
예전에는 새로운 앱이나 생산성 도구를 계속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사용하는 환경을 조금 더 깔끔하게 유지하는 편이 저한테는 더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생각해 보면 디지털 작업도 책상을 정리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것만 남겨두고, 오늘 끝난 작업은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 그 작은 습관 하나가 다음 작업을 시작하는 시간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아직도 바쁜 날에는 정리를 건너뛰는 날이 있습니다. 그러면 거의 어김없이 다음날 같은 파일을 다시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정리를 '해야 하는 일'이라기보다 내일의 저를 조금 편하게 해주는 마지막 작업이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천천히, 오래 기록합니다.
— 콤마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