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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초안 만들때 자주쓰는 AI

빈 화면을 오래 바라보지 않게 된 이유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글을 쓰는 일보다 첫 문장을 시작하는 일이 더 어려웠습니다. 주제는 정해져 있는데 막상 빈 화면을 열면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커서를 몇 번이나 움직였다가 지우고, 제목만 적어놓은 채 다른 일을 하러 간 적도 많았습니다. 커피를 한 잔 다 마실 때까지 한 줄도 못 쓰고 있었던 날도 있었고요.

그때는 이상하게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술술 써 내려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계속 글을 쓰다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요즘도 글이 막히는 날은 있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빈 화면만 계속 바라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언제부턴가 저만의 시작하는 순서가 생겼거든요.

처음부터 글을 쓰려고 하지 않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제목을 정하면 바로 본문을 쓰려고 했습니다. 첫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지우고, 또 쓰고, 또 지우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글은 한 줄도 못 썼는데 괜히 피곤하기만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가장 어려운 순간은 글을 쓰는 일이 아니라 시작하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부터는 방법을 조금 바꿔봤습니다. 잘 쓴 문장을 만들려고 하지 않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부터 메모처럼 적기 시작했습니다. 순서도 맞지 않고 문장이 어색해도 그냥 적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몇 줄 적어놓으면 그다음 문장은 생각보다 쉽게 이어졌습니다. 완성된 글은 아니었지만 빈 화면은 더 이상 아니었고, 그 차이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메모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업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요즘은 글을 쓰기 전에 메모부터 열어보는 날이 많습니다. 갑자기 떠오른 문장이나 제목 아이디어를 짧게 적어둔 것들이 꽤 쌓여 있거든요.

며칠 전에도 아이폰 설정에 관한 글을 쓰다가 예전에 적어둔 메모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 메모 하나 덕분에 글의 방향이 금방 잡혔고,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빈 화면을 보면서 처음부터 생각을 정리했을 텐데, 지금은 메모를 이어 붙이는 느낌으로 시작하는 날이 더 많습니다. 글을 쓰는 습관이 조금 달라졌다는 걸 그때 가장 많이 느꼈습니다.

그런 다음에야 AI를 열어봅니다. 처음부터 글을 맡기려는 건 아닙니다. 메모한 내용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빠진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는 정도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생각보다 메모가 더 오래 남았습니다

예전에는 메모를 해도 나중에 다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잠깐 떠오른 생각을 적어두고 그대로 잊어버리는 일이 더 많았거든요.

그런데 블로그를 계속 운영하다 보니 의외의 순간에 예전 메모가 도움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에 적어둔 한 줄이 글의 첫 문장이 되기도 했고, 몇 달 전에 저장해 둔 아이디어가 새로운 주제로 이어지는 날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메모를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줄 알았습니다. 막상 해보니 특별한 방법이 필요한 건 아니었습니다. 떠오른 생각을 바로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다음 작업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글을 쓰는 시간보다 고민하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예전에는 글 하나를 시작하기 전에 괜히 이것저것 많이 고민했습니다. 이 제목이 괜찮은지, 이런 이야기를 써도 되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쓰는지 계속 찾아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글은 시작도 못 하는 날이 생기곤 했습니다. 시간은 흘렀는데 화면에는 제목 하나만 남아 있는 날도 있었고요.

요즘은 조금 막혀도 그냥 메모부터 이어갑니다. 중간에 문장이 어색해도 그대로 두고 계속 적습니다.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 생각보다 손볼 부분은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작을 미루던 시간이 더 아깝게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AI도 이 과정에서 가끔 도움을 받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무언가를 대신 써주는 도구라기보다, 제가 적어둔 생각을 다시 정리해 보는 용도에 더 가깝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걸 맡기기보다 제가 먼저 쓰고, 필요한 부분만 함께 살펴보는 방식이 저한테는 가장 잘 맞았습니다.

잘 쓰는 것보다 계속 쓰는 게 더 어려웠습니다

블로그를 오래 운영하다 보니 잘 쓴 글보다 꾸준히 쓴 글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조회 수가 많았던 글도 있었지만, 예상과 다르게 조용히 읽히는 글도 있었습니다.

그런 일을 몇 번 겪고 나니 '완벽하게 써야 한다'는 부담이 조금 줄었습니다. 오히려 그날 작업했던 기록을 남긴다는 마음으로 쓰기 시작하니 글도 한결 편하게 이어졌습니다.

생각해 보면 디지털 생활이라는 것도 거창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폰 설정 하나를 바꿔본 날도 있고, 새로운 서비스를 잠깐 써본 날도 있고, 메모 하나 덕분에 글이 쉽게 풀린 날도 있습니다. 그런 작은 변화들이 모이다 보니 블로그도 조금씩 제 기록처럼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빈 화면을 마주하면 잠깐 멈추는 날은 있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오래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메모를 열어보고, 떠오르는 문장을 하나 적고, 천천히 이어갑니다. 그렇게 시작한 글이 의외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경우도 있어서, 요즘은 그 흐름을 그냥 믿어보기로 했습니다.